법인 통장에 돈이 쌓여 있어도 대표님이 마음대로 쓰실 수 없습니다. 법인의 돈이기 때문입니다. 가져가시려면 급여, 배당, 퇴직금 이 세 가지 통로 중 하나를 거쳐야 하고, 통로마다 세금이 다르게 붙습니다.
그냥 인출하시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돈이 되어 가지급금으로 쌓입니다. 이건 가장 손해가 큰 방법입니다.
통로 1 — 급여와 상여
가장 기본입니다. 법인 입장에서는 비용이 되어 법인세가 줄고, 대표님 입장에서는 근로소득이 되어 소득세와 4대보험이 붙습니다.
얼마가 적정한가
정답은 없지만 원리는 분명합니다. 급여를 올리면 법인세는 줄고 소득세·보험료는 늘어납니다. 그래서 무작정 올리는 것도, 최소로 잡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법인의 이익 규모와 대표님 개인의 다른 소득을 함께 놓고 계산해야 최적점이 나옵니다.
실무에서는 개인 소득세율이 법인세율을 넘어서기 시작하는 지점을 눈여겨봅니다. 그 근처에서 급여를 잡고 나머지는 다른 통로로 돌리는 구조가 대체로 무난합니다.
근거 서류가 없으면 부인됩니다
임원 급여는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정한 한도 안에서 지급해야 합니다. 근거 없이 대표님 급여만 갑자기 크게 올리시면 세무조사에서 지적받고 비용 인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상여는 더 엄격합니다. 지급 규정을 미리 만들어두고 그대로 지급해야 비용으로 인정됩니다. 연말에 이익이 많이 났다고 즉흥적으로 상여를 지급하시면 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정을 먼저 만들어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통로 2 — 배당
법인세를 내고 남은 이익을 주주에게 나누는 것입니다. 급여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법인의 비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법인세를 이미 낸 돈에서 나가므로 법인세는 줄지 않습니다.
대신 배당을 받는 쪽에서 원천징수로 정리되고, 4대보험이 붙지 않습니다. 급여를 올리면 따라오는 보험료 부담이 없다는 것이 배당의 장점입니다.
주의할 점
- 배당은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합니다. 절차 없이 돈만 옮기면 배당이 아닙니다
-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종합과세로 넘어가 다른 소득과 합산됩니다. 이 선을 넘기면 효과가 크게 줄어듭니다
- 배당은 지분율대로 나갑니다. 주주 구성이 곧 배당 설계입니다
주주 구성은 설립할 때 결정됩니다 — 배당을 가족과 나누어 세 부담을 분산하려면 애초에 그 가족이 주주여야 합니다. 나중에 지분을 옮기려면 증여 문제가 생깁니다. 설립 단계에서 한 번 상의해 주시면 좋은 이유입니다.
통로 3 — 퇴직금
가장 나중에 쓰지만 효율이 좋은 통로입니다. 퇴직소득은 근속연수에 따라 공제가 커지고,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으며, 세율 구조도 유리한 편입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정관이나 퇴직급여 규정에 지급 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규정 없이 퇴직할 때 임의로 금액을 정하시면 한도를 넘는 부분은 상여로 처리되어 세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규정은 지금 만들어두시고 실제 지급은 한참 뒤에 하시는 것이라, 일찍 준비할수록 유리합니다. 근속연수가 쌓이는 만큼 공제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한쪽으로 몰지 마세요
세 가지는 서로 대체재가 아니라 조합해서 쓰는 것입니다.
- 급여만 올리면 소득세와 4대보험이 급격히 커집니다
- 배당만 하면 법인세를 줄이지 못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선에 걸립니다
- 퇴직금은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급여로 생활에 필요한 만큼을 가져가고, 여유분은 배당으로 나누고, 장기적으로는 퇴직금 규정을 갖춰두는 조합이 일반적입니다. 비중은 법인 이익과 대표님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표님 급여를 얼마로 잡을지 고민이시라면, 법인의 예상 이익과 개인의 다른 소득을 알려주세요. 조합을 바꿔가며 계산해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연초에 정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연말에는 이미 대부분 확정되어 있습니다.